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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추천] 하얀 늑대들(White Wolves)

2년 전에 읽고, 최근 판타지 신작이 볼 것이 전혀 없는 와중이라 (정말 없다 -_-)
내가 수 년간 보아왔던 판타지 소설 중에 정말 걸작이라고 생각되는 하얀 늑대들을 다시 보고 있다. 그리고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한 번쯤 추천글을 써보자는 생각이 들기도 하길래 이러한 추천글을 적어본다.
(※하얀늑대들은 4부작입니다... 맞던가?)
(※내용 발설이 있는 부분은 하얀색 글씨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원하지 않는 분은 드래그를 하지마세요.)


작가의 서문을 보면 작가는 이러한 말을 한다.

'(무력적으로)강하지 않은 주인공으로 글을 쓰는 것이 정말로 무리한 것인가?'

이 글은 그러한 고찰에 대한 작가가 스스로의 도전이라고 말하였으며, 그러한 질문에 해답을 던져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하얀 늑대들의 주인공인 '카셀'은 한 농부의 아들로써 정말로 평범하게 살아간다. 다만 그는 책을 아주 좋아하는 소년이고, 언변력이 뛰어난 아버지 밑에서 자라나다보니 그 또한 말솜씨만큼은 유별나다.
하지만 어린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동네 불량아가 출세하여 돌아오고, 짝사랑하던 여자아이도 그 불량아에게 마음을 내보이는 듯한 행동에 그 치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전장으로 떠나지만 패잔병 신세가 된다.
그런데 카셀은 정말로 '우연한 기회'에 기사들의 전설이라고 불리우는, 어렸을 때부터 동경해오던 아란티아의 기사단, '하얀 늑대들'의 캡틴의 증거인 아란티아의 보검을 손에 넣게 된다.

... 라는 시작으로 스토리는 시작된다. 다른 이야기같았으면 저 검에 의해 주인공이 강해지느니.. 그러한 스토리가 되었겠지만 카셀에게 있어서 아란티아의 보검은 '캡틴으로써의 상징'이다. 그저 평범한 농부의 아들일 때는 몰랐던 그의 언변은 '하얀 늑대들의 캡틴'이라는 직위에 있어서는 남다른 카리스마를 보인다. 물론, 그는 겉으로는 당당하게 말을 내뱉으면서도 속으로는 엄청나게 떨고 있다.
여기서 바로 소설을 읽을 때의 가장 큰 재미가 드러난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알지 못하지만 독자는 바로 주인공의 그 갭(Gap)을 알기 때문에,

'우와 이렇게도 넘어가네'

라고 웃고, 놀라면서 소설에 빠져든다. 무력을 앞세우는 자들도, 수십년을 권모술수에서 살아온 자들도 무력을 가진 '듯'한 캡틴의 '세치 혀'에 놀아난다. 그들은 카셀이 강하면서 말까지 잘하는 사람으로 보고 넘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소설 초반에 어느 인물이 이러한 말을 한다. (정확한 대사를 쓴 것은 아니다.)

"과연 저렇게 말을 잘 하면서, 검술까지 뛰어나다? 나는 믿기지 않는다. 아마도 그것이 사실이라면 하늘이 재능을 한 사람에 치우치게 부은 것이겠지."

그의 대사는 카셀의 본 모습을 완벽하게 평가한 것이었다. 그의 말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말솜씨가 뛰어나기 때문은 아니다. 바로 그가 '하얀 늑대들의 캡틴' 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넘어간 것이었다.
그렇다고 과연 단순히 그가 아란티아의 보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캡틴으로 인정받은 것일까?
아니다. 그는 그 보검을 가지고 있기에 걸맞은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소설을 읽으면 아는 내용이기에 읽는 사람들의 재미로 남겨두자.

처음의 재미가 주인공의 갭을 읽는 것이었다면, 그 이후의 재미는 포괄적으로 요약하면 두 가지이다.
바로 카셀의 성장과 짧은 시간에서 펼쳐지는 수많은 이야기들.

이제 카셀은 정신적으로 성장한다. 독자들은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초반의 카셀과는 사뭇 다른,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하여 좀 더 넓은 시야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남자가 된 카셀을 볼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한 변화는 이제 더 이상 평범한 농부의 아들인 자신의 본모습에 때론 좌절하던 카셀은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다. 그는 어엿한 '캡틴'이었고, 자신의 곁에 '늑대들(아란티아 기사단의 하얀 늑대들을 일컫는다)' 이 없을 때도 스스로 할 일을 찾아,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곁에 없이 다른 쪽에서 그들의 일을 해결하고 있는 중인 늑대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뻗는다. 그렇기에 늑대들은 카셀을 신뢰하고, 필요로 한다. 1부에서와는 확연히 달라진 카셀의 모습에 정말 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두 번째의 재미. 보통의 소설을 보자면 모든 스토리의 전개를 '보여지는' 부분은 주인공 중심이다. 때때로 외전 형식으로 주인공 말고 다른 인물의 시점으로도 이야기가 나오지만 결국 대부분의 이야기는 주인공의 스토리이다. 하지만 하얀 늑대들은 카셀을 위시한 늑대들 또한 이야기의 중심에 서있는 주인공들이다. 즉, 그들의 이야기가 함께 곁들어져야만이 모든 맥락이 이해가 가는 것이다. 카셀의 이야기, 늑대들의 이야기... 그 모든 이야기들이 뭉쳐 사건의 결론으로 향한다.
그렇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엄청난 사건들이 일어난다. 중간마다 날짜가 거론 될 때 느낄 수 있겠지만 모든 사건들이 일어나는데는 '불과 며칠'이다. 세계를 뒤흔들 수많은 사건들이 불과 며칠에 걸쳐 일어나고, 해결되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그것은 '카셀이 겪은 사건들이 며칠에 걸쳐 일어난 것' 임을 알 수가 있다. 모든 사건의 맥락을 파악해보면 '천년에 걸친 대 서사시' 인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내용 발설이 있으니까 하얀 색 글씨로... 원하지 않는 분은 드래그를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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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를 읽으면 알 수 있겠지만 '죽지 않는 자들의 군주'는 사-나디엘, 그러니까 새나디엘 여왕과는 대립되는 존재였다. 무려 천년에 걸친 대립! 소설에 이러한 대목이 있다. (마찬가지로 완벽하게 쓴 대목은 아니다. 기억에 의존중 -_-;)

'그 자는 천 년에 걸쳐 방패(아란티아를 수호하는 모든 존재들을 의미한다)를 두들겼다. 그리고 결국 그 방패에 금이 갔다! 그는 이제 마지막 준비만을 남겨 두었다.'

즉, 카셀은 죽은 자들의 군주의 '마지막 준비'에 등장한 것이다. 10년 전의 전쟁에 의해 금이 간 방패... 이러한 와중에 카셀은 등장한 것이다.
소설에 이러한 대목이 자주 등장한다.

'운명이 이끌다.'

이것 이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을 정도로 소름이 끼칠 뿐이었다. 하지만 3부를 보면 모든 것이 '정해진' 운명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분명 운명이 이끌었다는 말 이외에는 설명하기가 힘들 정도였지만, 세르메이는 아즈윈이 죽으리라 예언하였지만, 그러한 예언은 게랄드가 지워주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또 다른 운명이 드러난다. '하얀 늑대들 한 명이 줄어드리라 감지한 아란티아가 그 자질을 가진 누군가(제이메르)를 불러들였다'.
그 말대로였다. 제이메르는 하얀 늑대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자질을 가진 자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하얀 늑대는 아니었다.
(여담이지만, 게랄드와 아즈윈의 이야기가 담긴 10권... 새드 엔딩이기 때문일까, 아직도 뇌리에 박혀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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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건의 정점! 이야기에서의 카셀은 싸웠다, 그 혼자만이 아닌 자신을 지탱해주는 늑대들과.

"그는 농부의 아들일 때는 농부의 아들이었다. 그리고 울프 기사단의 하얀 늑대들의 캡틴일 때는 캡틴이었다. 그는 지붕이다. 누가 받쳐주느냐에 따라, 그는 다른 지붕이 된다."
- 대강의 기억에 의존해서 써버린, 로핀 울프가 마스터 타냐에게 말하며 평가한 카셀.

로핀의 말대로, 카셀은 의지할 곳이 필요하다. 그 혼자서는 무엇이 되기 힘들지만, 그 누군가가 카셀을 지탱해준다면 그들에게 필요한 자가 되어준다. 약하지만, 또한 강하다.

작가가 후기에 쓴 말처럼, 모든 이야기를 감상한다면,

"강해졌구나, 카셀!"

이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될 것이다.


(자다 깨서 발로 쓴 추천문, 完)

by 데몽 | 2009/06/20 15:53 | 그 외 구분 귀찮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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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yuhasi at 2009/06/24 20:12
정말 요즘 판타지쪽은 전멸이죠. 이건 머 깊이도 없고 감동도 없고, 감정묘사도 너저분한...orz
과거작품들이 확실히 읽을게 많았죠...
Commented by 데몽 at 2009/06/28 19:16
근래에는 그냥 한마디로 '지뢰밭' 이라고 정의하는게 나을듯 싶네요
Commented by Jinny at 2009/09/01 18:53
하얀늑대들을 정말 재미있게 읽은 애독자로서 하나만 정정하고 갑니다...
제르메르가 아니라 제이메르입니다 ㅠㅠ

감상 인상깊게 잘 읽었습니다^^
Commented by 데몽 at 2009/09/24 12:50
정줄놓고 쓰다가 오타가 나버렷군여 [..]

지적 감사합니당 수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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